물속 길 찾기 실험 |
실제로는 물이 혼탁하고, 쥐는 얕은 여울(목표)이 보이지 않는다. 학습하기 전에는 헤매지만 학습한 후에는 신속하게 얕은 여울을 찾는다. 쥐는 수조 밖의 벽면에 보이는 물체를 표시로 해서 그것과 자신의 위치 관계에서 얕은 여울이 있는 곳을 학습했다고 볼 수 있다. 해마를 제거한 쥐는 학습하기 전과 마찬가지로 계속 헤맨다.
모르는 곳을 여행하다 길을 잃으면 당황하게 된다. 눈앞에 보이는 광경이 낯설기 때문이다. 여기가 어디인지, 자신이 어디로 가면 되는지 모를 때에는 독특한 불안감이 생긴다. GPS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을 갖고 있으면 안심이 되지만 이와 같은 기기가 없을 때는 한참 고생을 하기도 한다.
장소 기억
길을 잃지 않고 산다는 것은 다시 말해 눈앞에 보이는 세계와 기억하고 있는 장소나 지명을 특별한 고생 없이 대응할 수 있다는 뜻이다. 보통 우리의 생활 범위는 기껏해야 몇십 킬로미터 이내이며 우리는 그와 같은 범위의 지도를 심적으로 갖고 있다. 이와 같은 지도를 인지 지도라고 한다. 이 인지 지도 덕에 우리는 평상시 길을 헤매지 않고 지도의 도움 없이도 이동할 수 있다.
인지 지도는 방문한 곳의 풍경 같은 시각 정보를 토대로 구성된다. 인지 지도의 신경 기반으로서는 대뇌변연계의 일부인 해마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관한 실험으로는 쥐를 대상으로 한 물속 길 찾기 실험이 유명하다. 혼탁한 물이 들어 있는 수조 속 일부를 얕은 여울로 만들어두고 그곳에 도착하는 시간을 지표로 해서 여러 번 측정을 반복한다. 해마를 갖고 있는 보통 쥐는 이 과제를 반복하다 보면 얕은 여울에 도착하는 시간이 단축되지만 해마를 제거한 쥐는 이 과제를 반복해도 시간이 단축되지 않는다.
런던의 택시 기사 |
런던의 도로는 매우 복잡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택시는 아무런 어려움 없이 잘 달린다. 길이라는 길을 다 기억하고 있는 운전기사의 해마는 경험에 의해 변형되어갔을 것이다.
해마의 역할
장소 기억에 대한 해마의 역할은 오하이오주립대학 딜런 닐슨 연구팀이 2015년 발표한 연구에서도 검토되었다. 9명의 여성 실험 참가자에게 GPS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을 목에 걸어 주고 1개월간의 라이프로그 데이터를 사진과 함께 기록했다. 그 후 MRI 스캐너에 넣어 120매의 사진을 보면서 일어난 일을 생각하게 하고, 경험을 심적으로 추적 체험하게 했다. 각 영상을 8초 동안 제시한 뒤 뇌 활동을 분석했더니 일어난 일을 체험한 장소의 차이(100미터에서 30미터의 범위)에 따라 좌전방 해마의 신경 활동 패턴의 비슷한 정도가 변화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상기한 일의 시간차에 따라 신경 활동과의 상관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인지 지도는 해마에 만들어져 있다고 생각해도 좋을 듯하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엘레노어 맥과이어가 2000년 발표한 유명한 연구에서는 1년 6개월 이상 택시 운전을 한 경력이 있는 택시기사 16명을 대상으로 해마의 부피를 MRI로 측정했다. 그 결과, 택시 기사 경험 연수에 따라 후방 해마가 커지고 전방 해마는 축소되었다.
이들 다양한 견해를 종합해 보면 지도 없이 이동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은 해마에 의존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미쓰도 히로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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