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았을 때의 효과

목격 증언과 기억 과정

사건을 목격하고 나서 진술하기까지의 경과는 사물을 지각하고 떠올릴 때까지의 기억 과정과 대응한다.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거나 사건의 범인을 체포하는 일이 임무인 경찰관에게는 목격자의 증언이 진실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정보원이다. 피의자의 지문이나 CCTV 영상 등 물적 증거가 부족한 경우는 더욱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그 목격 증언은 신뢰할 수 있을까?

 

상기를 촉진하는 테크닉

사건을 목격하고 나서 진술하기까지의 과정이 기억의 기명, 유지, 상기와 대응되는 일도 있어 많은 심리학자가 1970년대 경부터 이 문제에 몰두해 왔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연구에서 반복 보고된 것은 목격자의 증언은 그리 신뢰할 수 없는 것이라는 안타까운 사실뿐이다. 사실 실제 형사 사건에서 잘못된 목격 증언으로 인해 억울하게 누명을 뒤집어쓰게 만든 사례도 여러 차례 발생했다.

목격 증언의 정확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목격 현장의 밝기, 목격한 시간, 대상까지의 거리, 사건의 폭력성, 목격자의 시력·성별·연령·직업 등 현재 알려져 있는 것만도 다양하게 존재한다. 이것은 몇몇 연구에서 반목 실증되었다. 이들 요인은 목격 당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나 재판 단계에서는 통제할 수가 없다.

한편 지금까지의 목격 증언 연구로 사정 청취 방법을 궁리하면 목격자가 떠올리고 싶어 하는 특정 기억에 대한 접근이 촉진되고, 목격자의 생각이나 바이어스(예를 들어 조사 측에 유익한 증언을 해서 유능한 인물로 보이고 싶다)를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연구를 이론화하고 누구나 실천하기 쉽게 구조화한 사정 청취 방법이 인지 면접이다.

인지 면접에서는 다음 네 가지의 사정 청취 기술을 이용하도록 권장한다.

①문맥의 심적 재현(마음속에서 당시 목격 상황을 상상하게 한다)

②모든 것을 보고하도록 한다(아무리 소소한 사항이라도 보고하도록 목격자에게 거듭 확인하다).

③다른 순서로 상기시킨다(목격한 사건의 순서를 바꿔 상기시킨다).

④시점을 바꾼 사건의 묘사(목격자로서의 시점만 아니라 범인의 시점 등에서 다시 말하게 한다)

이러한 인지 면접 테크닉의 주요 기초 이론은 부호화 특수성 원리와 네트워크 이론에 있다. 부호화 특수성 원리에 바탕을 두면 사정 청취 때 목격자의 심신 상태를 목격 시와 가능한 한 일치시킴으로써 상기하고 싶은 정보에 접근하기 쉽다. 또한 기억은 뇌내에서 연상성이 높은 기존의 개념과 링크되어 유지되고 있다는 네트워크 이론에 바탕을 두면 범인의 시점이나 피해자의 시점에서 목격한 사건을 진술하게 할 수 있다. 이것은 필연적으로 여러 검색 경로가 이용되기 때문에 목격 기억의 상기가 촉진된다.

 

야간의 목격 증언

야간의 목격 증언은 주간 시간대에 비해 사건에 관한 정보량이 크게 감소한다.

야간에는 빛의 양이 적어 목격자의 지각과 인지도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목격 당시의 시간대 이외에도 거리나 목격 시간, 목격자의 심신 상태 등 다양한 요인이 목격 증언의 신뢰성에 영향을 미친다.

 

폐안 효과

눈을 감기만 해도 상기가 촉진되다. 그러나 자세한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보다 간편하고 이용하기 쉬운 방법

수사에 인지 면접을 이용하면 오류가 적은 상세한 정보를 풍부하게 얻을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인지 면접은 절차가 복잡해서 청취에 시간이 걸린다는 실무적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최근에는 인지 면접보다 간편한 방법으로 상기를 촉진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그 하나가 폐안(閉眼: 눈을 감음) 효과다. 폐안 효과란 상기 시에 눈을 감기만 해도 기억의 상기가 촉진되는 현상을 말하며 복잡한 교육도 필요 없어 실무에서 이용하기 쉽다.

폐안 효과에 대한 설명 이론으로는 두 가지 설이 있다. 하나는 폐안함으로써 기각 정보를 처리할 필요가 없어지고 남은 인지 자료가 상기 과정에 할당된다는 인지부하설이다. 또 하나는 폐안에 의해 시각 정보의 입력이 차단되어 목격 장면의 시각적 상기가 촉진된다고 하는 모댈리티(modality: 양상)의 특이적 간섭설이다. 현재 이 방법들에 대한 타당성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오우에 와타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