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와 신 포도 |
'어떤 일을 하고 싶으나 할 수 없다' 고 하는 모순된 상태는 우리 일상생활 속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포도를 먹고 싶었으나 포도가 너무 높이 달려 있어서 따 먹지 못한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여우의 태도가 바람직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이로써 심리적 불안감을 해소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심리적 해결하는 방법을 우리는 경험적으로 잘 알고 있다.
이솝 우화에 나오는 <여우와 신 포도> 이야기가 있다. 배고픈 여우가 길을 가다가 먹음직스러운 포도가 가지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보았다. 여우는 이 포도를 따 먹으려고 몇 번이나 있는 힘을 다해 뛰어보았으나 너무 높아서 도저히 딸 수가 없었다. 그러자 여우는 "저 포도는 시어서 맛이 없을 거야" 라고 중얼거리면서 그 자리를 떠났다.
사실 이 이야기에는 흥미 있는 심리적 현상이 나타나 있다. 즉, '포도를 먹고 싶으나 포도에 손이 닿지 않아서 포도를 먹을 수 없다' 고 하는 모순된 상태가 그려져 있다. 우리는 다양한 대상에 대해 태도나 신념을 갖고 있는데, 이를 포함한 지식을 인지 요소라고 한다. <여우와 신 포도>에 그려져 있는 것처럼 때로는 어떤 대상에 대한 인지 요소에 모순이 생길 수가 있다. 'A대학에 가고 싶으나 입학하기 어렵다' 거나 '과자를 좋아하지만 먹으면 살이 찐다' 등 예를 들자면 끝이 없을 만큼 많다.
인지 부조화를 해결하는 다양한 방법
태도와 신념의 모순, 혹은 행동 불일치 등 인지 요소에 모순이 생기면 심리적으로 불쾌해진다. 사회심리학자 레온 페스팅(Leon Festinger)는 이런 태도를 인지 부조화라고 불렀다. 그리고 그는 인지 부조화가 생기면 사람은 행동이나 태도 등 인지 요소를 바꿔 부조화를 해결하려고 하는 심리적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담배를 예를 들어 생각해 보자. 담배를 피우는 행동과 담배는 건강에 나쁘다고 하는 정보에는 모순이 생긴다. 인지 부조화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때 부조화나 불쾌감을 해결하기 위해 담배가 얼마나 해로운지에 대한 정보를 피하거나(새로운 정보에 대한 선택적 접촉), 담배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거나(새로운 인지 부가), 담배와 폐암과의 인과관계가 아직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인지의 변화)등의 방법을 선택한다. 아니면 담배를 끊는(행동의 변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런 방법을 선택함으로써 부조화를 해결하는 것이다.
인지 부조화 이론 |
우리는 태도나 신념 등 인지 요소에 모순이 생기면 심리적으로 불쾌해진다. 이런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심리적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것이 인지 부조화 이론이다.
실은 재미없었다고 태도를 바꾼다
페스팅거는 인지 부조화에 대한 주장을 논리적으로 입증하기 위해 실험을 전개했다. 그는 한 집단에게 아주 지루하고 재미없는 일을 시킨 후 다음 실험 참가자에게 이 일이 재미있다고 전해줄 것을 요청했다. 요컨대 참가자가 다음 참가자에게 재미있는 일이었다고 거짓말을 하라는 것이다. 이때 한 집단에게는 거짓말의 대가로 20달러를 주겠다고 약속했고, 다른 집단에게는 1달러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페스팅거는 참가자가 다음 참가자에게 거짓말을 했을 때 대가가 많으면 그 거짓말이 정당화되지만, 대가가 적으면 그 거짓말이 정당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즉, 20달러를 받은 경우에는 '대가 때문에 거짓말을 했다' 고 정당화할 수 있으므로 인지 부조화가 약하다. 그러나 1달러는 '대가 때문에 거짓말을 했다' 고 말할 수 있는 돈이 아니라서 '지루한 일' 과 '재미있다' 고 거짓말을 한 것 사이에 인지 부조화가 강하게 일어난다. 그렇기 때문에 실은 작업이 재미없었다고 태도를 바꿈으로써 부조화를 해결하려고 할 것이다. 실험 결과는 예측대로 1달러를 받은 집단이 20달러를 받은 집단보다도 일이 더 재미있었다고 답했다.(이케다 히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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