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 시각 장애를 가진 사람은 사물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시각을 회복해가는 시각 장애자가 정육면체와 둥근 물체를 보았을 때 이들 이름을 정확하게 말할 수 있을까? 이것은 17세기 영국 철학자 존 로크의 저서 속에서 로크의 친구인 변호사 윌리엄 몰리뉴(William Molyneux)가 말한 문제이다.
몰리뉴 문제에 몰두한 철학자들 |
로크를 비롯해 라이프니츠, 버클리, 디드로 등 17~18세기를 대표하는 철학자들이 몰리뉴 문제에 도전했다. 사람은 정육면체나 둥근 물체와 같은 기하학적인 개념을 경험에 의해 획득하는가, 그렇지 않으면 선천적으로 갖추고 있는가 하는 것이 주요 논점이었다.
수백 년의 탐구
몰리뉴와 로크는 사색 끝에 '할 수 없다' 는 대답을 이끌어냈다. 왜냐하면 시각 장애자는 정육면체나 둥근 물체가 촉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경험은 갖고 잇지만, 촉각에 영향을 주는 것이 시각에도 영향을 주어야 한다는 것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철학은 사색을 통해 대답을 이끌어내는데 반해 심리학이나 다른 과학은 실제 그것이 일어나는지 실험을 통해 답을 얻으려고 한다. 철학에서 제기한 몰리뉴 문제(Molyneux's Problem)는 철학자만이 아니라 의학이나 심리학의 진보와 함께 과학적인 탐구 대상이 되었다.
몰리뉴 문제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확인한다고 말로 하기는 간단하지만 실제로 실험을 하기는 아주 어렵다. 우선 시각을 회복해가는 선천성 시각 장애자를 찾아 실험에 대한 협조를 얻어야 한다. 실명의 원인 중 하나로, 각막이나 수정체가 태어나면서부터 혼탁한 선천성 백내장이 있다. 백내장 수술은 18세기에 시작되었다. 지금은 선천성 백내장이 발견되면 주로 유아기에 수술을 한다. 유아기에서는 3차원 형상을 언어로 적절하게 표현하기가 어렵고, 보이는 것을 적절하게 표현하려면 어느 정도의 언어적 능력도 발달되어야 한다.
현대 심리학자의 대답
선천성 시각 장애자에 대해 말하자면 개발도상국에서는 선진국과 달리 이른 시기에 적절한 처치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매사추세츠공대 리처드 헤드가 2011년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실명에 대한 처치를 하는 프로젝트 프라카시(산스크리트어로 '빛' 을 의미)의 협조를 받아 연구 참가자를 모집했다. 참가자의 조건은 선천성 시각 장애자이지만 처치 가능하고 신뢰할 수 있는 변별 검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숙하며, 독립적인 시각과 촉각 기능을 갖추어야 했다. 그리고 수소문 끝에 양 눈에 심한 백내장 뚀는 불투명한 각막을 갖고 있는 5명(8~19세)의 협조를 얻을 수 있었다. 5명은 수정체 제거와 눈 속에 렌즈를 삽입하는 백내장 수술, 또는 각막 이식 수술을 받아 시력을 0.2~0.5도 정도로 회복했다. 몰리뉴 문제 검사에서는 레고 블록 같은 3차원 물체를 20쌍 준비하고 쌍의 한쪽을 만져보게 한 수 그 대상을 보고 선택할 수 있는지 조사했다. 수술 후 이틀 이내에 검사한 결과, 정답률은 약 50~60%였다. 만져본 대상을 보고 선택하기가 아주 어렵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런데 3명을 대상으로 5일에서 5개월 후에 한쪽을 만져보게 한 후 그 대상을 보고 선택하는 추가 검사에서는 정답률이 약 80%로 올라갔다. 본 것을 보고 선택하는 경우와 만져본 것을 만져서 선택하는 경우에는 정답률이 약 90%였다.
따라서 몰리뉴 문제에 대한 현대 심리학자의 대답은 'No' 인 셈이다. 다만 경험을 통해 급속하게 발달한다는 점에서는 'Yes' 이다. (미쓰도 히로유키)
'생활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기요 추천 인기순위 TOP3 (0) | 2022.11.02 |
---|---|
미니온풍기 인기순위 TOP5 (0) | 2022.11.01 |
동작과 숫자의 관계 (0) | 2022.05.23 |
방관자 효과 (0) | 2022.05.13 |
자기 효능감이란 (0) | 2022.05.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