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과 숫자의 관계
우리는 심각한 문제가 있을 때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무슨 말을 떠올리려다가 동작을 먼저 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사고나 기억, 인지는 마음 속으로 하는 것보다는 신체를 움직이는 쪽이 보다 쉽게 느껴진다. 이것을 실험으로 확인할 수 있을까?
동작이 언어에 영향을 미친다 |
실험 참가자가 실제로 동작을 한 후 동작과 관련된 문장을 보면 판단이 빨라진다.
①문장 제시 → ②동작을 한다 → ③질문을 가능하면 빨리 판단
왼쪽이나 아래를 보면 작은 수
캘리포니아대학 샌타바버라 캠퍼스 로베르타 크라트키 연구팀이 1989년에 보고한 연구에서는 언어와 동작의 관계를 실험적으로 조사했다. 실험 참가자에게 '공을 던진다' 같은 동작에 관한 문장을 가능하면 빨리 판단하는 과제를 수행하게 했다. 문장을 제시하기 직전에 '쥔다' 등의 문장과 관련된 손동작을 하면 판단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단축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것은 말을 이해하는 데 동작이 역할을 다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언어와 동작의 경우는 의미로 연결된다. 그러면 숫자처럼 추상적인 개념이어서,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동작이 없는 경우에도 동작과 관련되는 것일까? 멜버른대학 토비아스 로샤 연구팀이 2010년에 발표한 연구가 있다. 어두운 방에서 1에서 30 사이의 무작위 숫자를 떠올리게 한 후 1초마다 1개씩 구두로 보고하게 하는 실험을 했다. 실험에는 오른손잡이 남성 12명이 참가했는데, 안구 운동 측정 장치를 이용해 무작위 숫자를 보고할 때 눈이 어디를 향하는지 측정했다. 그 결과, 눈이 어디를 향하는지에 따라 보고된 숫자가 변화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왼쪽이나 아래를 보면 작은 수, 오른쪽이나 위를 보면 큰 수를 보고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이다.
이 결과는 특정 위치에 대한 동작과 숫자 사이에는 관계가 있음을 시사한다. 수학에서는 숫자와 위치의 대응을 그림으로 보일 때 수직선이 이용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2차원 그래프를 그릴 경우, x축의 우측에 큰 숫자를 할당하고, y축의 위쪽에 큰 숫자를 할당하는 식으로 설명하는 일이 많다. 여기서 소개한 실험 결과는 참가자가 이 같은 수직선을 마음속에 갖고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베를린대학 마타이아스 하트만 연구팀이 2012년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신체 전체를 이동하게 하는 자이를 사용해 움직이는 방향과 숫자의 인지가 관여하는지 조사했다. 참가자는 눈이 가려진 채 장치에 앉아 좌우로 움직일 때 무작위 숫자의 생성과 숫자의 크기, 또는 이동 방향을 판단했다. 그 결과, 전신의 이동과 숫자의 판단은 마음의 수직선과 일치하는 형태로 나타났다. 로샤와 하트만의 실험 결과는 추상적인 인지 기능도 우리의 기본적인 감각 운동 과정에 기인한다고 하는 생각과 일치한다.
동작과 숫자에도 관계가 있다? |
1에서 30까지의 사이에서 마음에 떠오르는 숫자를 말하는 실험에서 참가자를 관찰하면, 눈이 오른쪽과 위로 향할 때는 큰 숫자를, 왼쪽과 아래로 향할 때는 작은 숫자를 답하는 경향이 있었다.
선천성 시각 장애자나 병아리의 경우
심적인 수직선은 시각 경험에 기반해 형성되는 것일까? 선천성 시각 장애자의 심적 수직선 방향은 반드시 오른쪽에 큰 숫자가 할당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막 부화된 병아리에게도 심적 수직선이 있음을 시사하는 실험 결과도 보고되어 있다. 이와 같이 일관된 견해를 얻지 못한 심적 수직성에 대한 논쟁은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다. (미쓰도 히로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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