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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情動)의 역할

by 쪼꼬히메 2022.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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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情動)의 역할

'분노나 조사심 같은 기분을 느끼지 않고 산다면 편하고 좋을 텐데·····' 라고 생각한 적은 없는가? 이와 같은 기분이 때로 싫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우리는 바로 이렇게 주관적으로 체험하는 쾌나 불쾌 같은 정동에 따라 일상의 행동이나 의사결정을 하며 살아간다.

 

다양한 공포 가설

벨벳원숭이는 외적의 종류에 따라 다른 공포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표범 등 지상의 적이 나타나면 나무 위로 도망치고, 독수리 등 하늘의 적이 나타나면 수목 아래에 피하거나 자세를 낮추기도 한다. 또한 뱀 등 지면의 적이 나타나면 뒷발로 서서 자세를 높게 유지한다.

 

왜 정동이 존재하는가

위험한 야생 환경에서 사는 동물을 생각해보자. 배가 고픈 동물이 먹이를 찾다 높은 나뭇가지에 열린 과일을 발견하고 그 나무에 오르려고 가까이 갔는데, 나무 그늘에서 호랑이나 곰과 같은 천적이 갑자기 나타났다고 가정해보자. 아무리 배가 고파도 죽음의 위험을 무릅쓰고 그 나무에 다가가 과일을 따 먹으려고 하지는 ㅇ낳을 것이다. 오히려 천적을 만난 놀라움과 두려움에 그 자리를 도망치려고 안간힘을 쓸 게 분명하다.

예기치 않은 위헌함 사태가 갑자기 자신에게 닥쳤을 때 우리가 하려던 행동을 변경해 즉석에서 상황의 변화에 대응하지 않으면 위기를 면할 수가 없다. 불쾌 정동(분노, 두려움 등)은 우리를 순식간에 '어찌할 바를 모르는' 상태로 이끌어, 그 상태에서 벗어나도록 강하게 동기부여를 하는 역할을 한다. 한편 유쾌 정동은 식음료를 얻거나 타인과 협력하기 위한 접근 행동을 유발한다.

정동은 우리가 현재 직면한 상황에서 다음에 행할 행동으로 유도하고, 그것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효율적으로 학습, 체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정동 경험은 그것을 일으킨 사건과 관련된 각종 기억에 대해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정보를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떠오르게 한다. 이것을 이용해 우리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합리적인 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라 의사 결정을 한다.

신경과학자인 안토니오 다마시오는 '정동은 신체에 새겨진 기억의 하나' 라고 하는 소마틱 마커 가설을 제창하고, 개체의 이익과 손해 또는 적응 관련 정동을 수반하는 경험은 특별한 신체 이미지와 함께 기억에 새겨진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과거에 체험한 것과 유사한 사건이나 자극을 재차 접했을 때 새겨진 기억은 그 신체 이미지와 함께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떠올라 즉석에서 현재 직면한 상황에 대한 판단(의사 결정) 과정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 정동의 움직임에 따라 우리는 한번 경험한 위기나 해약을 재차 입지 않도록 행동할 수 있다.

 

클뤼버-부시 증후군

편도체가 손상되어 불쾌 정동을 잃어버린 원숭이는 평상시라면 접근하지 않는 적에 대해서도 공포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이와 같이 정동 행동에 지자이 생기면 생물로서 살아남기는 어렵다.

 

정동에 장애가 생기면 어떻게 될까

정동(특히 불쾌 감정)의 발생이나 경험과 관계하는 뇌 부위의 하나가 편도체이다. 편도체는 대뇌변연계에 좌우 2개가 존재하는데, 이 부위에 장애가 생기면 접근, 회피 같은 정동 행동에 문제가 일어난다고 보고되고 있다.

정신과 의사인 하인리히 클뤼버와 폴 부시는 원숭이의 편도체를 포함한 양측 측두엽을 절제한 후 그에 따른 행동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보통 때라면 공포를 느껴야 할 외적에 대해서도 공포 반응을 보이지 않게 되었고(정동 반응의 저하), 식물과 비식물을 구별하지 못하는 등 사물의 가치 평가와 의미 인지가 불가능하게 되는 증상(정신맹)이 일어났다. 이런 증상을 '클뤼버-부시 증후군' 이라고 한다. (미쓰도 다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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