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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증언의 신빙성

by 쪼꼬히메 2022. 6.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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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나 사고 등을 목격한 경우, 그 후에 경찰에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거나 재판에서 증언을 하게 될 수도 있다. 목격자의 증언에 대해서는 사건 정보를 받아들이고(기명), 증언하기(상기)까지 정보를 취하는(유지) 기억의 각 과정에서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주어 그 신뢰성을 떨어뜨린다는 것이 많은 연구에서 밝혀졌다. 예를 들어 기억 과정에서 새로운 경험이 머릿속에 새겨지면서 목격자의 감정적 스트레스가 사건의 주변적 정보 지각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지 기간 중에는 외부의 정보가 목격자의 기억에 간섭하는 것이 문제다. 예를 들면 TV나 신문에서 사건에 대한 정보를 접할 수도 있고, 경찰관으로부터 사정을 듣는 사이에 새로운 정보를 들을 ㅅ도 있다. 이러한 정보는 반드시 목격자의 기억 내용과 일치한다고는 볼 수 없다. 날치기 사건을 목격했다고 하자. 오토바이를 탄 범인이 흰 복장으로 보였으나 TV에서는 검은 복장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같은 경우에 색깔이나 차종 같은 상세 정보에 대한 사후 정보가 간섭하는 일이 있는가 하면, 존재하지 않았던 대상이 사후 정보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단독범인데도 여러 명일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범인은 오토바이를 탄 2인조라고 증언할 수도 있다.

사후 정보 효과

사건의 기억을 유지하고 있는 단계에서 외부의 정보 영향을 받아 기억이 변하는 것을 사후 정보 효과라고 한다.

범인은 '혼자' '흰 복장' 이었다고 생각했던 것을 어느새 '여러 사람' '검은 복장' 으로 바꿔버렸다.

 

엘리자베스 로프터스의 실험

슬라이드에서 정지 신호등을 본 실험 참가자, 서행 신호등을 본 실험 참가자에게 각각 절반은 슬라이드 내용과 일치하는 질문을 하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일치하지 않는 질문을 했다. 그 후 기억 테스트에서는 정지 신호등과 서행 신호등 두 장의 슬라이드를 제시하고 맨 처음 슬라이드에서 본 것은 어느 쪽이었는지 판단하게 했다. 정답률은 일치하지 않는 질문을 접한 쪽이 낮았다.

 

모순된 정보의 영향

사후 정보 효과에 관해 선구적인 연구를 한 사람이 미국의 심리학자 엘리자베스 로프터스이다. 실험에서는 보행자가 사고를 당하는 교통사고 컬러 슬라이드 약 30장을 200명의 학생에게 보여주었다. 문제가 된 것은 차가 신호등 앞에서 정지해 있는 슬라이드다. 절반의 실험 참가자는 슬라이드 속에서 정지 신호등을, 나머지 절반은 서행 신호등을 보았다. 일련의 슬라이드를 다 본 후 슬라이드에 관한 몇 가지 질문을 했다. 질문의 하나는 ①'차가 정지 신호등에서 멈춰 있었을 때 다른 차가 지나갔습니까?' 또는 ②'차가 서행 신호등에서 멈춰 있었을 때 다른 차가 지나갔습니까?' 였다. 슬라이드에서 정지 신호등을 본 참가자의 절반에게는 ①의 질문, 나머지 절반에게는 ②의 질문을 했다. 서행 신호등을 본 경우도 마찬가지다. 절반의 참가자에게는 슬라이드와 질문에서 정보가 일치하고 나머지 절반은 일치하지 않는, 즉 모순된 사후 정보를 제시했다.

기억 테스트에서 맨 처음 슬라이드 속에서 정지 신호등과 서행 신호등 중 어느 쪽을 보았는지 판단하게 한 결과, 일치된 정보를 준 참가자의 정답률은 75%, 불일치 정보를 준 경우는 41%였다. 요컨대 사건 기억과 모순된 사후 사건은 목격자의 기억에 영향을 주고 증언의 정확성을 떨어뜨린다는 결과였다.

 

정보원의 식별 문제

사건에 관한 원래 기억은 증언 중에 잘못된 정보로 바뀌어 버린다고 하는 가설이 있는 한편, 원래 기억과 잘못된 정보 기억이 함께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소스 모니터링 가설에서는 어떤 정보에 관한 기억을 어디서 얻었는가 하는 정보원의 식별 능력이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때 사후 정보 효과가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즉, TV에서 본 것(검은 복장)을 자신이 본 것(흰 복장)이라고 생각해 버리는 것이다.

더욱이 기억의 유지 단계에서는 헤르만 에빙하우스의 망각에 관한 연구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시간의 경과가 기억을 어슴푸레하게 한다. 사건 발생 후 5년, 10년이 지나도 새로운 정보 제공을 호소하는 미해결 사건에서는 범행에 관한 재현 VTR 등도 반복해 방송한다. 그것이 사후 정보로서 기억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사후 정보는 사건으로부터 일정 기간을 두고 잘못된 사후 정보를 주면 그 영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랜 기간이 지난 목격 증언이 영화나 소설에서처럼 선명하게 사건을 해결로 이끌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우치노 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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